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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성 미세플라스틱, ‘모링가 씨앗’으로 뭉쳐서 걸러낸다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6년 06월 30일 14:49 분입력   총 8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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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대체할 천연 정수 효과 규명
투병 중인 암 환우들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생활 수칙 중 하나는 바로 ‘좋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수돗물이나 생수 속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이 섞여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조차 불안해하는 환우들이 적지 않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의 재질 중 일부는 돌연변이를 유발하고 암세포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암 물질로 꼽히기 때문에 그 불안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 주립대(UNESP) 연구진이 미국화학회 학술지 에 발표한 연구는 이 무거운 불안감을 씻어줄 아주 반가운 소식을 담고 있다. 인도 원산의 열대 식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슈퍼푸드인 ‘모링가(Moringa oleifera)’의 씨앗이, 식수 속의 독성 미세플라스틱을 화학물질의 도움 없이도 깨끗하게 걸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1급 발암물질, PVC 미세플라스틱의 위협
연구진이 이번 정수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타깃으로 삼은 것은 바로 ‘폴리염화비닐(PVC)’로 만들어진 미세플라스틱이었다. 파이프나 포장재 등으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PVC 플라스틱은 인체에 유해한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암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독성을 지닌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 플라스틱 조각들은 강이나 호수에 떠다니며 오랜 시간 쪼개지고 작아져, 기존의 일반적인 정수장 필터마저 통과해 우리의 식탁 위로 올라올 위험이 크다. 암 환우들의 면역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발암성 미세플라스틱이 체내로 들어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확실한 정수 기술이 절실히 필요하다.

독성 남기는 화학 응집제를 대체하는 천연의 선물
보통 일반적인 정수장에서는 물속의 미세한 찌꺼기나 오염 물질을 걸러내기 위해 ‘황산알루미늄’과 같은 화학 물질(응집제)을 물에 푼다. 이 화학 약품은 찌꺼기를 잘 뭉치게는 하지만,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고 물속에 독성 잔류물을 남길 위험이 있어 장기적인 건강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특히 중금속과 화학 물질에 민감한 암 환우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성분이다. 하지만 ‘생명의 나무’라 불리는 모링가의 씨앗 추출물을 사용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연구를 이끈 가브리엘리 바티스타(Gabrielle Batista) 연구원은 “모링가 씨앗 추출물을 푼 물이 화학물질인 황산알루미늄을 쓴 물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탁월한 미세플라스틱 제거 성능을 보였다.”라며, “특히 물이 약간 알칼리성을 띨 때는 오히려 화학물질보다 모링가 씨앗이 훨씬 더 강력한 정수 능력을 발휘했다.”라고 밝혔다.

자석처럼 뭉쳐서 걸러내는 ‘천연 접착제’의 원리
그렇다면 모링가 씨앗은 어떤 원리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내는 것일까? 그 비밀은 바로 ‘전하(전기적 성질)’에 있다. 물속을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 조각들은 기본적으로 ‘음전하(-)’를 띠고 있다. 자석의 같은 극(마이너스와 마이너스)끼리 서로 밀어내듯, 미세플라스틱들은 뭉치지 않고 물속에 뿔뿔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필터의 촘촘한 구멍 사이로 쉽게 빠져나간다.

이때 소금물에 우려낸 모링가 씨앗 추출물이 물에 들어가면, 미세플라스틱이 가진 마이너스 전하를 완전히 중화시켜 버린다. 서로 밀어내던 힘이 사라진 미세플라스틱 조각들은 모링가 성분과 엉겨 붙으며 점점 크고 무거운 덩어리(응집체)로 변한다. 눈에 보이지 않던 독성 먼지들이 모링가라는 끈적한 천연 풀에 달라붙어 커다란 모래알처럼 변하니, 일반적인 정수 필터로도 아주 쉽게 척척 걸러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엄격한 실험실을 넘어 실제 강물 테스트까지 대성공
연구팀은 실제 환경과 똑같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 PVC 플라스틱에 강한 자외선을 쏘아 자연의 강물에서 오랜 시간 풍화된(노화된) 상태를 똑같이 재현한 뒤 수돗물에 섞었다. 그 후 모링가 씨앗 추출물을 넣고 고속 카메라와 전자현미경(SEM)으로 내부를 관찰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미세플라스틱이 성공적으로 큰 덩어리로 뭉쳐져 모래 필터에서 완벽하게 걸러지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현재 연구팀은 상파울루 지역의 130만 주민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파라이바 두 술(Paraíba do Sul) 강’의 실제 물을 떠서 모링가 씨앗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자연의 강물에서도 매우 훌륭한 정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환우들의 식탁을 지키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해법
투병 중인 환우들에게 매일 마시는 맑은 물은 항암 식단의 가장 튼튼한 기초 공사와 같다. 기존의 화학적 정수 방식을 천연 식물 씨앗으로 완벽히 대체할 수 있다는 이번 발견은, 알루미늄 같은 중금속 잔류물이나 발암성 미세플라스틱 걱정 없이 누구나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먼 옛날부터 물이 귀한 열대 지방에서 흙탕물을 맑게 하는 데 쓰이던 모링가 씨앗이, 현대 과학의 엄격한 검증을 거쳐 치명적인 미세플라스틱까지 걸러내는 최고의 천연 정수기로 재탄생했다. 자연이 인간에게 내어준 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해법이, 독성 물질의 위협으로부터 암 환우들의 식탁을 든든하게 지켜줄 수 있음을 매우 희망적으로 보여준다.

[Box] 쏙쏙 이해되는 식수 관리 용어 사전
모링가 (Moringa): 아시아와 아프리카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로, 잎과 씨앗에 영양분이 풍부해 '생명의 나무'로 불립니다. 과거부터 씨앗을 으깨어 더러운 물을 정화하는 천연 정수제로 쓰여 왔습니다.
폴리염화비닐 (PVC): 배관 파이프, 인조 가죽, 포장재 등에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입니다. 시간이 지나 미세하게 쪼개지거나 태울 때 환경 호르몬과 발암 물질을 내뿜어 인체에 매우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응집 과정 (Coagulation): 물속에 흩어져서 가라앉지 않는 미세한 오염 물질이나 플라스틱 입자들을, 약품(천연 또는 화학 응집제)을 사용해 크고 무거운 덩어리로 뭉치게 만드는 정수장의 핵심 처리 과정입니다.

참조:
Gabrielle S. Batista, Victoria A. S. Ferreira, Luiz G. R. Godoy, Rodrigo B. Moruzzi, Soroosh Sharifi, Adriano G. dos Reis. Removal of Microplastics from Drinking Water by Moringa oleifera Seed: Comparative Performance with Alum in Direct and in-Line Filtration Systems. ACS Omega, 2026; 11 (4): 6602 DOI: 10.1021/acsomega.5c1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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