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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기] 췌장암 4기, 치료할 수 있어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6년 07월 31일 11:48 분입력   총 7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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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전은경 (췌장암 4기)

2024년 2월, 소화가 잘되지 않고 등 쪽에 통증이 느껴져 내과를 찾았습니다. 초음파와 혈액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말에 안심했으나 통증은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내시경검사를 진행했고 위염 증상만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일주일 치 약을 처방받아 먹어보아도 등 통증은 계속되었고, 정형외과에서 도수치료를 받고 한의원에서 침을 맞아도 통증은 도무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점차 명치 밑이 답답하고 아파지더니,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그렇게 원인을 찾지 못한 채 두 달이라는 아까운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2024년 4월의 마지막 날, 답답한 마음에 다른 내과를 방문했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다시 해보고 싶다고 하자, 원장님은 검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만류하셨습니다. 하지만 간곡히 요청하여 다시 초음파를 진행했고, 결과는 두 달 전과 마찬가지로 깨끗했습니다. 명치 밑이 너무 아픈 이유를 여쭈어보니, 원장님께서 그 부위가 췌장 위치와 맞물리니 내일 당장 종합병원에 가서 CT를 찍어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2024년 5월 1일 저는 췌장암 4기 정도로 보이며 이미 간으로 전이된 것 같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그 순간, “내가 죽을병에 걸렸다고? 내가?” 하는 심정이 들었습니다.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그보다 내가 없을 때 남겨질 우리 딸과 남편, 그리고 다른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앞섰습니다. 금전적인 문제와 집 안 청소하는 법 등을 자세하게 적으며 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하지만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습니다. 치료를 꼭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병원을 알아본 끝에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류기현 교수님께 진료를 받았습니다. PET-CT, MRI, 복부 CT 및 조직검사를 진행한 결과, 췌장두부암 4기 및 다발성 간 전이라는 최종 진단을 받았습니다. 수많은 검사로 체력은 바닥나 있었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이어 같은 병원 혈액종양내과 최종권 교수님께 치료를 맡기기로 하고 본격적인 항암치료에 들어갔습니다.

젬시타빈과 아브락산을 일주일에 한 번씩 투여했고, 이뮨셀씨는 2주에 한 번, 싸이모신알파는 1주일에 한 번씩 투여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암과 싸울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식단을 철저하게 바꾸었습니다. 밀가루 음식, 튀긴 음식, 탄 고기, 설탕이 들어간 음료나 음식을 일절 입에 대지 않았고, 흰 쌀밥 대신 현미와 귀리를 넣은 잡곡밥으로 대체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매일 아침 올리브유를 곁들인 토마토, 당근 주스를 갈아 마시며 이 식단 패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노력 덕분이었을까요.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2025년 5월 PET-CT 검사 결과, 췌장 종양과 간 전이 병변의 크기 및 활성도가 많이 감소했습니다. 같은 해 12월 MRI 검사에서는 췌장 머리 및 구상돌기의 암이 복강동맥과 상장 간동맥 주변에 침윤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이 있었으나 마침내 2026년 2월 복부 MRI 검사와 5월 PEtT-CT 검사에서 활성도로 보이는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교수님으로부터 항암제 중단을 제안받았습니다. 현재는 항암을 중단하고 이뮨셀씨만 한 달에 한 번, 싸이모신 알파는 2주에 한 번 투여하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보고 우선 내가 무너지지 말자, 내가 무너지면 나를 걱정해 주는 가족들이 너무 슬퍼할 것 같다는 마음으로 버텼습니다. 매일 매일 감사하며, 오늘도 눈 뜨게 해주심에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자세로 임했습니다.

1년 안에 내가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던 2024년 5월 초의 심경을 지나, 이제는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잃지 않았던 저 자신에게 대견함과 의지를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저와 같은 질환을 앓고 계신 환우분들께서도 늘 희망을 잃지 마시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치료와 식단 관리에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불가능은 없는 것 같습니다.
뒤로월간암 202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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