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해외암정보암세포 잡는 특수부대, 지치지 않는 무한 체력을 얻다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6년 07월 31일 11:51 분입력 총 6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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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 세포 지치게 만드는 단백질 규명
환자 자신의 면역 세포를 꺼내 유전자를 조작한 뒤, 다시 몸속에 집어넣어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게 만드는 'CAR-T(카티) 세포 치료'. 이른바 '기적의 항암제'라 불리는 이 치료법은 혈액암에서는 놀라운 완치율을 보였지만, 유방암이나 대장암처럼 단단한 덩어리를 이루는 '고형암' 앞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암세포와 싸우러 들어간 면역 세포들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금세 기진맥진하여 쓰러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이 든든한 특수부대를 솜사탕처럼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내부의 진짜 원인을 찾아내어 화제가 되고 있다.
400개의 용의자 중 찾아낸 내부 스파이, NFIL3
CAR-T 세포 치료의 선구자로 불리는 콜롬비아 대학교 미셸 사들랭(Michel Sadelain) 교수와 튀빙겐 대학병원의 유디트 포이히트(Judith Feucht) 교수 공동 연구팀은 면역 세포가 왜 그토록 빨리 지쳐버리는지(면역 탈진) 알아내기 위해 세포 내 유전자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 400여 개를 샅샅이 조사했다.
그 결과, 'NFIL3'라는 단백질이 면역 세포의 체력을 갉아먹는 핵심 주범이라는 사실을 마침내 밝혀냈다. 이 단백질이 많아질수록 면역 세포들은 암세포를 공격할 의지를 잃고 빠르게 기능을 상실하고 있었다.
유전자 가위로 스파이를 제거하자 벌어진 일
원인을 찾은 연구팀은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면역 세포의 DNA에서 이 NFIL3 단백질을 만드는 부분을 싹둑 잘라내 버렸다. 면역 세포 내부에서 힘을 빼던 스파이를 아예 제거해 버린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스파이가 사라진 CAR-T 세포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활기차게 살아남았고, 그 숫자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동물 실험 결과, 이 업그레이드된 면역 세포들을 주입받은 쥐들은 암 덩어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생존 기간도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고형암 환자들에게 열린 새로운 치료의 문
포이히트 교수는 "NFIL3 단백질을 차단하는 것은 CAR-T 세포가 장기간 강력한 힘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결정적인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피를 타고 도는 혈액암과 달리, 면역 세포가 뚫고 들어가기 힘든 고형암 치료에서 이 '지치지 않는 면역 세포'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현재 독일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서 환자들을 직접 돌보고 있는 포이히트 교수는, 실험실의 성과가 하루빨리 환자들의 병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멈추지 않는 특수부대, 완치를 향한 행진
물론 이 기술이 실제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적용되려면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몸의 방어군을 지치게 만들던 브레이크를 찾아내어 해제함으로써, 고형암이라는 난공불락의 요새를 무너뜨릴 가장 강력하고 끈질긴 특수부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은 기약 없는 투병에 지친 환우들에게 매우 희망적으로 보여준다.
[용어사전] 쏙쏙 이해되는 최신 의학 사전
CAR-T(카티) 세포 치료제: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 세포(T세포)를 분리한 뒤, 암세포를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특수 유전자를 결합해 다시 환자 몸에 넣어주는 최첨단 맞춤형 치료제다.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가위: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나 불필요한 DNA 부분을 아주 정교하게 잘라내고 교정할 수 있는 생명공학 기술이다.
면역 탈진 (Immune Exhaustion): 면역 세포가 암세포와 치열하게 싸우다가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어 더 이상 공격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기진맥진한 상태를 뜻한다.
참조:
Nayan Jain, Yuzhe Shi, Celina May, Sneha Mitra, Philip Bucher, Anton Dobrin, Zeguo Zhao, Sophie Hanina, Vinagolu K. Rajasekhar, Yonghong Yao, Jorge Mansilla-Soto, Josef Leibold, Christina S. Leslie, Francisco J. Sánchez-Rivera, Judith Feucht, Michel Sadelain. Integrated Chronic In Vivo and In Vitro Screens Uncover NFIL3 as a Driver of T-cell Dysfunction. Cancer Discovery, 2026; OF1 DOI: 10.1158/2159-8290.CD-25-1524뒤로월간암 202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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