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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의 "에너지원"을 끊는다 - 췌장암 신약, 다기관 임상으로 확대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6년 10월 30일 19:27 분입력   총 301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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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여러 갈래가 있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거나, 암세포의 특정 유전자 변이를 겨냥하거나, 혹은 암세포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흔드는 방법도 있다. 국립암센터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 KN510713은 마지막 방식, 즉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차단하는 새로운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치료제의 임상 2상 시험이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의 참여로 다기관 연구로 확대되었다.

우리 몸의 세포는 대부분 포도당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데 암세포, 특히 항암제 같은 공격을 받아 생존에 위협을 느낀 암세포는 포도당뿐 아니라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지방산 산화 과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립암센터 김수열 박사 연구팀이 2020년 제시한 이 이론은 '킴 이펙트'라 불리는데, 쉽게 말하면 암세포가 항암제라는 위기 상황에서 지방을 비상 연료로 꺼내 쓰며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여기서 착안해, 암세포가 쓰는 이 비상 연료 통로를 막으면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웠고, 이를 근거로 KN510713이라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먼저 이 치료제를 췌장암의 대표적인 표준 항암요법인 폴피리녹스와 함께 사용했을 때 항암 효과가 더 좋아진다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 결과는 국제 학술지 캔서 리서치에 게재되며 학술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이후 2025년 임상 1상을 거쳐 심각한 부작용 없이 안전성을 확인했고, 같은 해 12월부터는 실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항암치료와 KN510713을 함께 사용하는 임상 2상이 시작되었다.

이번에 국립암센터가 주관한 임상 2상의 1단계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이 새롭게 연구에 합류해 다기관 임상으로 규모가 커졌다. 국립암센터 우상명, 이우진, 전중원, 박진우 교수팀과 분당서울대병원 황진혁, 정광록 교수팀이 함께 참여한다. 여러 병원이 함께 참여하면 그만큼 임상에 참여할 수 있는 환자층이 넓어지고, 데이터를 더 빠르게 모을 수 있어 신약의 효과를 검증하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치료 성적도 다른 암에 비해 좋지 않아 새로운 치료 전략에 대한 요구가 큰 암종이다. 이번 임상은 KN510713의 안전성과 함께, 실제 환자에게서 항암 효과가 얼마나 나타나는지를 본격적으로 확인하는 단계다. 아직 상용화까지는 임상 2상과 3상을 거쳐야 하는 여정이 남아 있지만,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표적으로 삼는다는 이번 접근법이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지 학계와 환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뒤로월간암 202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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